문어 데치는법, 다리부터 세 번 담갔다 빼세요 1kg 12~15분 문어 삶는 시간과 질기지 않게 손질하는 법
문어는 팔팔 끓는 물에 넣고, 1kg 기준 12~15분이면 끝납니다. 넣기 전에 다리를 잡고 3초씩 세 번 담갔다 빼야 다리가 동그랗게 말리고, 다 됐는지는 가장 두꺼운 다리 밑동을 젓가락으로 찔러 쑥 들어가는지로 확인합니다. 질겨지는 이유는 덜 익혀서가 아니라 다 익은 뒤에도 계속 끓여서입니다.

문어숙회는 사 먹으면 야들야들한데 집에서 데치면 꼭 고무처럼 됩니다. 더 익히면 부드러워질까 싶어 5분, 10분 더 두면 오히려 더 질겨집니다. 문어는 오래 삶을수록 부드러워지는 재료가 아닙니다. 짧게 데치거나, 아니면 한 시간 넘게 푹 고거나 둘 중 하나여야 하는데 그 중간이 제일 질깁니다. 숙회로 먹을 거라면 답은 짧게 데치는 쪽입니다. 시간만 지키면 되는 일이라 생각보다 쉽습니다. 손질부터 식혀 써는 순서까지 그대로 따라오시면 됩니다.
손질을 건너뛰면 데친 뒤에 비린내가 남습니다. 문어 특유의 냄새는 살이 아니라 빨판과 표면에 붙은 미끈한 점액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먼저 머리를 장갑처럼 뒤집어 내장과 먹물주머니를 떼어냅니다. 먹물이 터지면 살에 물드니 천천히 잡아당기세요. 내장을 빼낸 자리는 물로 한 번 헹궈줍니다.
다리가 모이는 안쪽 가운데의 입(이빨)과 머리 아래쪽 눈을 잘라냅니다. 입은 딱딱한 부리처럼 생겨서 손으로 밀어내면 톡 빠집니다. 남겨두면 씹을 때 걸립니다.
그다음이 핵심입니다. 큰 볼에 문어를 담고 굵은소금 두세 큰술과 밀가루 두 큰술을 뿌려 5분 이상 박박 주무릅니다. 소금이 점액을 긁어내고 밀가루가 그걸 흡착해 갑니다. 거품이 회색으로 지저분하게 올라오면 제대로 되고 있는 겁니다.
빨판 사이사이를 특히 신경 써서 문지르세요. 이물질이 가장 많이 끼는 자리입니다. 다만 껍질이 벗겨질 만큼 세게 비틀지는 마세요. 표면 껍질이 찢어지면 데칠 때 그 자리부터 벗겨집니다.
흐르는 물에 서너 번 헹궈 물이 맑아질 때까지 씻어냅니다. 밀가루가 남으면 데치는 물이 뿌옇게 됩니다. 여기까지 하면 손질은 끝입니다.
1kg짜리 문어는 팔팔 끓는 물에 넣고 12~15분입니다. 500g 정도의 작은 돌문어는 8~10분, 2kg이 넘는 큰 문어는 18~20분 정도로 봅니다.
다만 무게가 두 배라고 시간이 두 배가 되지는 않습니다. 덩치가 커질수록 늘어나는 폭은 오히려 줄어듭니다. 그래서 시계는 기준일 뿐이고, 확인은 따로 해야 합니다.
시계보다 확실한 건 직접 찔러보는 것입니다. 가장 두꺼운 다리 밑동을 젓가락으로 찔러 저항 없이 쑥 들어가면 다 된 겁니다. 뻑뻑하게 걸리면 2분씩만 더 두고 다시 확인하세요.
냄비에는 문어가 충분히 잠길 만큼 물을 붓고 센 불에서 완전히 끓입니다. 물이 적으면 문어를 넣는 순간 온도가 떨어져 데치다 만 상태가 됩니다.
물이 끓으면 머리를 잡고 다리 쪽만 끓는 물에 3초 담갔다 빼기를 세 번 반복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리가 안쪽으로 동그랗게 말립니다. 식당 문어숙회의 그 예쁜 모양이 여기서 만들어집니다.
세 번 담근 뒤 통째로 넣고, 다시 끓어오르면 중불로 낮춥니다. 계속 센 불로 두면 겉만 거칠게 익고 껍질이 벗겨집니다. 물이 잔잔하게 보글거리는 정도가 딱 좋습니다. 여기서부터 시간을 재고, 앞서 말한 젓가락 확인으로 마무리하세요.
뚜껑은 닫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닫으면 물이 넘치기도 하고, 비린내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안에서 맴돕니다. 떠오르는 회색 거품은 국자로 걷어내세요.

무 한 토막을 넣으면 부드럽게 느껴지긴 하지만, 질김을 결정하는 건 재료가 아니라 불 위에 둔 시간입니다. 순서를 헷갈리면 안 됩니다.
젓가락이 쑥 들어간 뒤에도 계속 끓여 30분, 40분까지 넘기면 그 구간이 가장 질깁니다. 열을 오래 받은 근육이 잔뜩 조여든 상태인데, 여기서 다시 풀어지려면 한 시간 넘게 더 고아야 합니다.
그래서 길은 두 갈래뿐입니다. 숙회처럼 썰어 먹을 거면 젓가락이 들어가는 순간 건지고, 문어라면이나 조림처럼 푹 익힐 거면 아예 한 시간 이상 잡으세요. 어중간하게 30분 삶아놓고 왜 질기냐고 하는 경우가 제일 많습니다. “조금만 더 익힐까” 하는 5분이 대부분의 실패 원인입니다.
이제 물에 뭘 넣느냐입니다. 무 한 토막을 큼직하게 썰어 함께 넣으면 살이 한결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예로부터 문어를 삶을 때 같이 넣어온 방법인데, 국물의 잡맛이 정리되면서 살맛도 순해집니다. 갈아서 즙째 넣는 집도 있지만 물이 탁해지니 통으로 넣는 편이 깔끔합니다.
비린내를 잡는 건 소주 반 컵이나 녹차 티백 한두 개면 충분합니다. 대파 뿌리나 마른 고추를 같이 넣어도 좋습니다. 식초는 아주 조금만 쓰세요. 많이 넣으면 붉은 껍질색이 물에 빠져 허옇게 됩니다.
물은 바닷물보다 살짝 옅게, 소금을 한 큰술 정도 풀어줍니다. 아예 맹물에 데치면 살에서 간이 빠져나와 밍밍해집니다.
정리하면 재료는 거들 뿐입니다. 무를 넣든 안 넣든, 젓가락이 들어갔을 때 미련 없이 건지는 것이 야들야들한 문어를 만드는 거의 전부입니다.
다 데쳤다고 바로 도마에 올리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반쯤 날아갑니다. 뜨거울 때 썰면 단면으로 즙이 그대로 빠져나가 금세 퍽퍽해집니다.
탱글한 식감을 원하면 건지자마자 얼음물에 1~2분만 담갔다 뺍니다. 겉이 급히 조여들면서 씹는 맛이 살아납니다. 다만 오래 담가두면 껍질이 벗겨지고 맛도 물에 빠지니 짧게만 하세요.
껍질을 예쁘게 붙여두고 싶으면 얼음물 대신 데친 물에서 그대로 한 김 식히는 쪽이 안전합니다. 차례상이나 손님상처럼 모양이 중요할 때 이 방법을 씁니다.
식히는 동안 랩으로 싸두면 표면이 마르지 않습니다. 그냥 두면 겉이 꾸덕해져 썰 때 결이 부스러집니다.
썰 때는 다리를 도마에 비스듬히 놓고 어슷하게 자릅니다. 두께는 0.5cm 안팎이 씹기 좋습니다. 곧게 썰면 단면이 좁아 모양이 안 삽니다.
냉동 문어는 해동에서 결과가 거의 결정됩니다. 상온에 꺼내두거나 뜨거운 물에 담그면 겉만 녹으면서 즙이 다 빠집니다. 냉장실에서 반나절 천천히 녹이거나, 급할 때는 봉지째 찬물에 담가두세요.
완전히 녹은 뒤에 데치되, 시간은 생물보다 2~3분 줄입니다. 얼었다 녹는 사이에 얼음 결정이 조직을 미리 헤집어 놓기 때문에, 같은 시간을 주면 과하게 익어버립니다.
남은 문어는 한 번 먹을 만큼씩 나눠 데친 물을 조금 함께 담아 냉동하면 덜 마릅니다. 냉장은 2~3일, 냉동은 한 달 안에 드시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