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삶는법과 데치는법, 질기지 않게 만드는 시간 공식
생문어는 1kg 기준 15~20분 삶기가 기본이고, 데치기는 이미 삶아둔 문어나 썰어놓은 조각을 30초~1분 데우는 방법입니다. 이 구분만 알면 질겨지지 않습니다.

문어가 질겨지는 이유는 딱 하나, 익히는 시간이 어중간해서입니다. 문어 살은 콜라겐이 많아서 충분히 익혀야 부드러워지는데, 그 전에 꺼내면 살이 수축한 채로 굳어버려요. 오징어처럼 살짝만 익혀서 부드러워지는 재료가 아닙니다. 그래서 삶기와 데치기를 구분하는 게 먼저예요. 생문어를 익히는 건 ‘삶기’, 이미 익은 문어를 다시 데우거나 살짝 데워 무치는 게 ‘데치기’입니다. 아래 순서대로만 하시면 처음이어도 실패하지 않습니다.
생문어는 먼저 머리를 뒤집어 내장과 먹물주머니를 통째로 떼어냅니다. 눈과 입(가운데 딱딱한 부분)은 가위로 도려내면 끝이에요.
그다음이 진짜 중요합니다. 굵은소금이나 밀가루를 한 줌 뿌려 빨판 사이를 박박 주무릅니다. 빨판 안쪽에 모래와 뻘이 숨어 있어서, 이 과정을 건너뛰면 다 삶고 나서 씹을 때 서걱거립니다. 거품이 하얗게 나올 때까지 주무른 뒤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궈주세요. 산지에서 손질을 마친 상태로 오는 문어라면 이 과정은 건너뛰어도 됩니다.
냉동문어나 자숙문어(이미 삶아 나온 것)도 소금 문지르기가 필요 없습니다. 냉장실에서 천천히 해동만 하면 돼요. 상온이나 뜨거운 물에 급하게 녹이면 살에서 물이 빠져나가 퍽퍽해집니다.
삶는법(생문어 기준) — 물이 팔팔 끓으면 문어를 넣고 1kg에 15~20분, 2kg이면 25~30분 잡습니다. 젓가락으로 두꺼운 다리 밑동을 찔러 쑥 들어가면 다 된 겁니다. 숙회로 먹든 초무침을 하든 생문어라면 이 과정을 반드시 먼저 거칩니다.
데치는법(익은 문어 기준) — 자숙문어나 이미 삶아둔 문어를 끓는 물에 30초에서 길어야 1분 넣었다 빼는 방법입니다. 차가운 문어의 냉장고 냄새를 날리고 식감을 탱글하게 살려줘서, 초무침이나 샐러드처럼 새콤한 양념에 무칠 때 이렇게 씁니다. 얇게 썬 조각이면 10~20초면 충분해요.
물은 문어가 잠길 만큼만 넉넉히, 소금은 물 1L에 한 숟갈 정도가 적당합니다.
문어를 통째로 풍덩 넣지 마세요. 다리 끝부터 끓는 물에 3~5초 담갔다 빼기를 세 번 반복한 뒤에 전체를 넣습니다. 다리가 예쁘게 도르르 말리고, 껍질이 벗겨지는 것도 막아줍니다. 삶은 뒤 썰었을 때 모양이 완전히 달라져요.
물에는 무 두어 조각을 같이 넣어주세요. 국물이 개운해져서 예부터 문어 삶을 때 함께 넣어온 방법입니다. 무가 없으면 녹차 티백 한 개나 소주 반 컵도 좋습니다. 비린내를 잡아주고 색도 곱게 나옵니다.
불은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춰 잔잔하게 유지합니다. 계속 센불로 부글부글 끓이면 겉만 수축해서 단단해집니다.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다 삶자마자 찬물에 헹구는 것입니다. 급하게 식으면 살이 확 오그라들어 질겨져요. 불을 끄고 삶은 물 안에서 10분쯤 그대로 두었다가 꺼내면 훨씬 부드럽습니다. (초무침용으로 잠깐 데친 것은 반대로, 탱글한 식감을 살려야 하니 바로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뺍니다.)
썰 때는 다리를 어슷하게, 45도로 도톰하게 써세요. 곧게 자르면 질긴 결이 그대로 씹히는데, 어슷썰기는 결을 끊어줘서 같은 문어도 훨씬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남은 문어는 한 번 먹을 만큼씩 나눠 냉동하면 두 달 정도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문어 삶은 물은 버리지 마시고 라면이나 미역국 육수로 쓰면 감칠맛이 좋습니다.